사람들은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그 무게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사실 AI는 대답을 도출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모한다. 그 이유는 AI 서버에 대용량 전력을 소비하는 고성능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I는 종종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린다. 이처럼 AI 모델 훈련과 컴퓨팅 리소스 가동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AI 시대에 높아지는 전력 수요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함께 살펴보자.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26년 데이터센터, AI,
가상화폐 관련 산업의 전기소비량이 2022년의 2배 수준인 1000테라와트시(T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전력 사용량 중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022년 2.1% 수준에서 2026년 4.4%로 약 2배, 2030년 10.2%로 약 5배 늘어날 것으로 IEA는 추정했다.
AI가 일상화될수록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빅테크 기업들은 그동안 전기를 온실 가스 배출 없이 생산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기술에 투자해왔으나 앞으로
전력 수요가 클 것에 대비해 소형모듈원자로(SMR)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 기업과 계약을 체결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도 AI 수요
증가에 대비해 원자력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받는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구글 역시 소형모듈원자로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구매할 것이라 발표했다. 구글은 미국 소형모듈원전 스타트업인 카이로스파워와 공급계약을 맺고
카이로스가 가동하는 6∼7개 원자로에서 총 5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는 수십만 가구의 중소도시가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오클로라는 소형원전 회사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은 AI 데이터센터의 높은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함이다. 엔비디아
GPU가 대규모로 설치된 AI 데이터센터는 AI를 학습하고 서비스하는데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AI로 인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1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가 워낙 전기를 많이 쓰다 보니 열을 식혀주는 쿨링 기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대로 열을 식혀주지 않으면 발열로 기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고장이 나게 된다. 특히 고성능 프로세서가 고밀도로 집적돼 있는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 시스템이 더욱 중요하다.
공급된 전력의 99%가 열에너지로 전환되는데, AI 데이터센터들은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더 많은 열이 발생해 다양한 냉각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기존의 데이터센터는 찬바람으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Air Cooling) 냉각 방식을 주로 사용하지만, 이해 반해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액체를
이용한 '수냉식 냉각'이 주목받고 있다. 수냉식 냉각은 냉각 블록을 GPU에 부착해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DTC(Direct-to-Chip)와
서버나 서버랙 자체를 비전도성 액체에 담그는 액침 냉각으로 나뉜다.
액침 냉각은 전자 장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유에 담가 열을 식히는 차세대 열 관리 기술을 의미한다. 액침 냉각유는 AI 데이터센터 서버의
열기를 식혀줄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차가운 공기를 이용하는 공랭식 냉각을 주로 활용했지만, 데이터센터 전력량의 30~50%가 서버
발열을 가라앉히는 데 사용된다. 액침 냉각을 활용하면 공랭식 대비 전력 사용량을 약 3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에 열린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도 다양한 냉각 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엔비디아(NVIDIA)는 오는 4분기
출시될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에 액체를 활용한 냉각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 내 분산 발전원 설치를
통해 안정적·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AI Power Operator)과 액체를 활용한 발열 관리(액체 냉각) 등 에너지 솔루션을
선보였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를 적용하기로
했다. GS칼텍스, 에스오일 등 정유업계도 액침냉각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냉식 냉각과 함께 양자컴퓨팅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슈퍼컴퓨터의 평균 전력 소비량은 2.1메가와트인 반면,
가장 빠른 20대의 슈퍼컴퓨터는 11메가와트 이상을 소비한다. 그러나 큐에라(0QuEra)의 256큐비트 양자 컴퓨터 아퀼라(Aquila)는
10킬로와트 미만을 소비하는데, 이는 일반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나 적은 수치다. 양자 컴퓨터를 활용하면 전력 및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기존 시스템이 복잡한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거나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만 개의 프로세서에 의존하는 반면, 양자 컴퓨터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큐비트를 사용해 기하급수적으로 더 큰 데이터 세트를 표현하고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양자컴퓨팅은 적은 전력 소비로도 동일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출처 : 안랩(www.ahn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