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살짝 잠이 덜 깬 듯한 회사원 A씨는 그러나 습관적으로
차에 시동을 걸고 연속 동작으로 차량용 공기청정기의 전원을 켰다. 역시나 오늘도 자동차 실내 미세먼지 수치가 100 가까이에 이른다.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산 돈이 아깝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자동차의 일반 필터로는 미세먼지가 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차창 밖으로 내다보니 하늘은
평소와 같이(?) 살짝 뿌옇다. 스마트폰에 설치해둔 미세먼지 앱으로 확인해보니 황사와 미세먼지는 양호한 수준인데 초미세먼지 수치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며칠 전 아이들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초미세먼지도 걸러준다는 KF94 마크가 찍힌 마스크를 다량 구매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아침을 시작한 A씨는 사무실에 들어서서는 평소와 같이 컴퓨터를 켜고 그 옆에 놓인 탁상용 공기청정기 전원도 켰다. 사무실 구석에 전체
직원을 위한 대형 공기청정기가 있지만 반대편에 위치한 A씨 자리까지는 왠지 도움이 안되는 듯 해 얼마 전 인터넷 쇼핑몰에서 1인용 공기청정기를
구입한 것이다. 이렇게 오늘도 힘찬(혹은 미세먼지 가득 찬)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끝났다.
(*이미지 출처: Shutterstock.com)
아침마다 출근길에 나서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또 미세먼지
수치가 ‘좋음’으로 표시된 주말 아침이면 왠지 모를 설렘과 무조건 야외로 나가는 스케줄을 급조하는
일종의 강박도 생겼다. 미세먼지(혹은 황사)로 인해 청명한 하늘 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어진 탓이다.
30년 전만해도 물을 돈을 주고 사먹을 줄 몰랐지만 지금은 아무 물이나 마실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처럼 조만간 공기도 돈을 주고 사서 마시는 세상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이미 몇 년 전부터
산소를 별도의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제품이 있긴 하다. 미세먼지는 우리네 삶의 풍경을 바꾸어놓고
있다. 가정마다 공기청정기 한대쯤은 놓아야 안심이 되고 미세먼지용 마스크는 일년 내내 가지고 다녀야
하는 필수품이 됐다. 또 스마트폰에는 미세먼지 수치를 알려주는 앱을 깔아 수시로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황사나 미세먼지는 주로 봄에 반짝 찾아오는 불청객이었지만
요즘 들어 미세먼지는 사시사철 걱정해야 하는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이나
원인,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말을 또 하는 것도 이제 입이 아플 지경. 그 대신 이 글에서는
어떤 IT 기기들이 미세먼지 가득한 우리의 생활 공간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 알아본다.
1인용•탁상용•차량용 공기청정기…고를 땐 ‘이것’ 살펴야
실내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주문량이 작년 대비 30% 생산라인을 풀가동해도 제품
수요를 못 맞추고 있다고 연일 뉴스에서는 전한다. 공기청정기의 가격은 평수에 따라 싼 것은 몇 만 원
대에서 비싼 것은 100만 원이 넘는 제품까지 다양하다. 몇 겹이나 되는 필터에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낸다는 헤파필터, 바람이나 소음이 나오지 않는 무풍 공기청정기까지 첨단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공기청정기가 가정의 실내에 국한하지 않고 차량이나 사무실 책상
위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공기를 걸러주는 에어컨 히터 필터가 있지만
미세먼지는 걸러주지 못해 지난해부터 차량용 공기청정기는 매년 두 배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차량용
공기청정기는 크기가 작은 만큼, 장착되어 있는 필터의 종류와 공기 정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미세먼지 차단율과 항균 기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용 공기청정기는 공기 중에 음이온을 발산해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음이온`식과 전용필터를 통해 물리적으로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필터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음이온
공기청정기는 가격도 저렴하고 필터를 교체할 필요도 없지만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없는 제품이 많으니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에 반해 필터식 공기청정기는 필터를 이용해 공기 중의 먼지나 불순물을 걸러
정화하는 제품으로, 음이온식보다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좋지만 필터의 종류에 따라 성능이 달라져 가급적
초미세먼지까지 걸러지는 ‘헤퍼필터’ 사용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또한 집보다 사무실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긴 직장인들을 위한 탁상용 공기청정기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있거나 회의를 하는 등 대부분의 업무는
컴퓨터나 스마트 폰 등 IT기기를 이용하는 편이며, 겨울철에는 난방으로 인해 밀폐된 공간에서 주로
생활하다 보니 좋지 않은 공기에 장시간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탁상용 공기청정기는
프리필터, 향균 미디엄 필터, 헤파필터, 탈취 피터 등 4단계 필터를 적용해 미세먼지 냄새 유발
물질을 제거하고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 미생물 번식을 방지해준다.
누구나 하나씩은 미세먼지 앱, 남들은 뭘 쓸까?
어느 하루도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운 날이 없다 보니 미세먼지 수치를 자세하게 알려주는 앱(어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세먼지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위치해 있는 곳의 대기 상황을 시시각각
알려주는 미세먼지 앱들이 인기가 높다. 현재 미세먼지와 관련해 인기를 끌고 있는 앱들은 '미세미세',
'에어비주얼', '케이워더', '원기날씨' 등이다.
미세미세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앱으로, 내가 있는 지역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 등의 대기 상태를 즉각 보여주고 대기 등급을 최고~최악까지 8단계로 구분해
사용자들에게 알려준다.
에어비주얼은 전 세계의 미세먼지 상황을 한눈에 보여준다. 전 세계적인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미세먼지 상태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대기 상태까지 알려준다.
원기날씨는 150만 명이 다운로드한 앱으로 심플한 UI를 기반으로 40~50대에게 인기 있는 앱이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전국의 날씨는 물론, 눈·비 날씨 등의 알람도 받을 수 있다. 원기날씨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로 각종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 2위를 기록한 케이웨더는 총 100만 명이 넘게 사용 중이다. 대설, 태풍, 폭염,
한파, 호우 등 날씨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고 미세먼지나 자외선 같은 정보를 토대로 산이나
골프장 등 테마날씨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에는 서울 각 구의 미세먼지 농도 차이가 크게는 60%를 넘어서는 경우가
있어 미세먼지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KT는 최근 서울과 6대 광역시 1500개소에 공기질 관측망을 구축하고 미세먼지 정책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프로젝트를 진행, 공기질 데이터를 정부에 우선 제공하는 한편, 정부와 협의를
거쳐 앱 형태의 '미세먼지 포털'도 연내 개발해 4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1분 단위로
검색 지역의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처 : 안랩(((www.ahn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