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9년에 첫 공개되어 2014년 1000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12월 현재 1만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가상화폐의 거래 규모는 하루 2조
원을 넘어서며 과열 분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월스트리트저널이 비트코인이 내년 상반기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선물거래로 상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정화폐도 아닌, 무형의 화폐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는 무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블록체인은 금융과 보안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의 상관 관계는
무엇이고 향후 블록체인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알아본다.
(*이미지 출처: Profit_Image/shutterstock.com)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이다(블록체인=비트코인)?’
많은 사람들이 흔히 혼동하는 부분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첫 응용 프로그램이자 블록체인으로 생성되는 부산물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차이
사전적인 의미로 보면 비트코인은 암호화폐(Crypto Currency)의 일종으로, 결제 과정에서 중개인 없이 정부의 통화 규제를 뛰어넘어
인터넷상 거래를 간편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 없는 디지털 화폐’이다.
이와 달리 블록체인은 개인 간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내역을 ‘암호화(분산)한 거래장부’를 일컫는다. 중앙은행이 아닌 개인이 거래내역 장부(블록)를
갖고 있으며 거래내용이 바뀔 때마다 장부가 자동 갱신된다. 체인처럼 연결된 거래내역을 조작하려면 수많은 참여자의 장부를 동시에 해킹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해킹(위·변조)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블록체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몇 년 전부터 금융과 IT가 결합한 핀테크가 뜨고 있는데, 비트코인를 비롯한 가상화폐는 핀테크 기술로 개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가상화폐는
공공 거래 장부라고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하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별도의 중앙은행 없이 개인과
개인이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모든 활동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비트코인은 익명으로 이루어진 개방형 네트워크상의 분산 장부에 저장 및 처리되는데, 블록체인이 바로 이 거래 장부를 유지하는 기술의 기반이 된다.
원래 비트코인은 채굴업자가 블록체인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블록을 생성할 때 보상으로 지급되던 화폐였다. 2016년 7월 이전에는 1블록당
25BTC(25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따라서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금광도 아닌데 ‘채굴’이라니?
가상화폐와 관련된 용어인 ‘채굴(mining, 마이닝)’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이라는 시스템을 유지, 관리하는 것을 돕는
조건으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로 보상해주는 것을 말한다. 채굴을 하기 위해서는 슈퍼컴퓨터급 성능이 필요한데 채굴만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업체도
많다. 항간에는 D램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그래픽(GPU)카드 제조기업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엄청나게 오르고 있는 이유가
비트코인의 채굴시스템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기존에 돈이나 채권 같은 자산 가치가 있는 것들은 은행이나 기관과 같은 중앙관리자가 없이는 직접 주고 받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자산의 직접적인 이동이 가능하다. 이런 기술을 사용한 최초의 자산이 바로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라고 할 수 있다.
신뢰를 보증하는 기술?
블록체인은 위•변조와 같은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블록체인이 데이터베이스 또는 장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데이터베이스는
중앙관리자 없이 분산되어 있기 때이다. 추가 거래를 장부에 기록하기 위해선 모든 참여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동의를 얻기 위해선 채굴이라는
절차가 필요하다. 절차를 반복하면서 일정한 시간마다 서로의 장부내용이 맞는지 검증이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 기록이 조작되거나 변경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게 가상화폐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점에서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지난 2015년
블록체인을 ‘신뢰를 보장하는 기술(The trust machine)’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블록체인을 메인 기사로 다룬 이코노미스트 2015년 10월호
(*이미지 출처: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www.economist.com)
그러나 일각에서는 블록체인이 절대적인 신뢰성을 구현하고 보장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유보적인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나 서비스 보안성, 관련 법 규제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 어디에 어떻게 쓰일까?
금융권을 중심으로 핀테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장 현실화되기엔 아직까지 제한이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왜냐하면 금융회사가 블록체인을 도입하기 위해선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블록체인의 분산개방형 구조가 아닌 중앙집중 전산시스템을
보유해야 한다. 때문에 금융권의 블록체인 기술은 주로 파일럿 형태나 소규모 단위로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에 관심이 집중되는 까닭은 기존 금융거래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정부의 자산, 주택, 차량, 특허 관리나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등의
신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출처 : 안랩((www.ahnlab.com)]